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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드라마 '구경이'로 복귀한 이영애 배우 주연의 영화 중 하나인 '친절한 금자씨'를 봤다. 박찬욱 감독의 복수 3부작 중 마지막 작품이라고 한다. 참고로 첫 번째는 '복수는 나의 것', 두 번째는 '올드보이'이다. '친절한 금자씨'는 이전 작들과 달리 복수의 주체가 개인이 아닌 단체로 바뀌었다. 영화 제목인 '친절한 금자씨'는 극 중에서 13년 동안 복역한 교도소에서 누구보다 모범적이고 성실한 교도소 생활을 한 데다가 주변 재소자들에게 "친절해서" 붙여진 별명이기도 하다. 여러 종류의 티저 포스터도 성녀를 패러디한 듯한 디자인이다. 초기 박찬욱 감독에 의하면 '복수는 나의 것'을 제작할 때부터 복수 3부작을 낼 생각은 없었고 '올드보이'의 개봉 즈음 기자 간담회에서 연속적으로 복수에 관한 내용을 다루는 것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복수'라는 주제는 일상의 분노를 억누르고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언제나 흥미 있는 주제다"라며 '복수 3부작'을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전작인 '올드보이'에서 여성 캐릭터들이 주연으로 활약하지 못하고 곁두리로 밀려나는 게 신경 쓰였고, 무엇보다 아주 오래전부터 여성 서사의 작품을 쓰고 있었다고 한다.

 

친절한 금자씨 등장인물

▶이금자(이영애) : 영화의 주인공이며 백 선생이 금자의 딸을 인질로 잡고 협박해 결국 금자가 모든 죄를 뒤집어쓰고 감옥에 가게 된다. 이후 치밀하게 복수를 계획하는 인물이다.

▶백한상(최민식) : 금자가 복수하려는 유괴 살인마이며 백 선생이라고 불리는 영어 교사다. 금자와는 교생실습을 통해 선생과 제자 관계로 처음 만났다. 끔찍한 괴물로 비유되는 인물이다.

▶김양희(서영주) : 가난한 애인이 자신을 매춘으로 몰며 기둥서방이 됐고, 어느 날 높으신 분들의 도박판에 끼느라고 정장을 입고 돌아온 기둥서방의 넥타이를 풀다 우연히 목졸라 죽이면서 교도소에 온다. 금자보다 먼저 출소하여, 교도소에서 배운 미용 기술로 돈을 꽤 벌어 미용실까지 차렸다. 출소한 금자에게 집을 제공해준다.

▶우소영(김부선) : 금자보다 먼저 들어와 있던 재소자로, 남편과 은행 강도를 하다가 잡혔다고 한다. 만성신부전증에 걸린 자신에게 신장 하나를 덜컥 떼준 금자에게 감동하고 훗날 금자에게 복수에 쓸 총을 만들어준다.

▶고선숙(김진구) : 과거 남파 간첩이며 현재는 비전향 장기수다. 교도소에 있은 지 너무 오래돼서 치매가 와 수시로 똥을 지리는 등 여러모로 교정당국의 골칫거리였다고 한다. 금자가 먼저 나서 고선숙을 돌보겠다고 하자 교도소장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고 한다. 

▶오수희(라미란) : 가정교사였으나 동료 유부남 체육 교사와 불륜 관계가 되어, 간통죄로 들어왔다. 교도소의 '마녀'에게 성희롱을 당하는데 금자가 구해준다.

▶박이정(이승신) : 속칭 꽃뱀으로 불리는 사기꾼이며 '마녀'에게 엄청난 괴롭힘을 당하며 죽지 못해 사는 나날을 보내던 중 금자가 '마녀'를 서서히 죽여 금자에게 빚을 지게 된다. 이후 백 선생과 위장결혼을 하여 가장 험한 꼴을 당하는 조력자가 된다.

▶마녀(고수희) : 경주여자 교도소의 유명인사로 바람이 난 남편과 불륜녀를 죽이고 살점을 구워 먹었다고 한다.

▶제니(권예영) : 백 선생이 호주로 입양 보낸 금자의 친딸이다.

▶장 씨(오달수) : 금자가 교도소에 있던 시절, 교도소에 와서 죄수들에게 제과제빵을 가르쳐주던 강사이다.

▶근식(김시후) : 베이커리 나루세의 직원이며 순진한 인상의 미청년이다. 연상인 금자에게 한눈에 반해 이래저래 대시를 시도하지만 금자는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최 반장(남일우) : 박원모 납치 사건 당시 금자를 심문한 형사이며 금자가 진범이 아닐 것이라는 느낌을 받는다. 

▶전도사(김병옥) : 개신교 전도사로 TV에서 금자를 보고 금자를 종교로 이끄는 인물이다.

 

친절한 금자씨 줄거리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을 만큼 뛰어난 미모의 소유자인 금자는 스무 살에 죄를 짓고 감옥에 가게 된다. 어린 나이, 너무나 아름다운 외모로 인해 검거되는 순간에도 언론에 유명세를 치른다. 13년 동안 교도소에 복역하면서 누구보다 성실하고 모범적인 수감생활을 보내는 금자는 '친절한 금자씨'라는 별명을 갖게 된다. 그녀는 자신의 주변 사람들을 한 명, 한 명, 열심히 도와주며 13년간의 복역생활을 무사히 마친다. 출소하는 순간 금자는 그동안 자신이 치밀하게 준비해온 복수 계획을 실행한다. 그녀가 복수하려는 인물은 자신을 죄인으로 만든 백 선생이다. 교도소 생활 동안 금자가 친절을 베풀며 도왔던 동료들은 이제 다양한 방법으로 금자의 복수를 돕는다. 

 

친절한 금자씨 결말 및 해석(스포 주의)

금자는 과거 박원모 납치 및 사망 사건에서 백 선생의 죄를 뒤집어쓰고 교도소에 13년간 복역한다. 그 이유는 백 선생이 금자의 딸을 빌미로 금자를 협박했기 때문이다. 이후 금자는 '친절한 금자씨'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교도소에서 한 명 한 명을 세심하게 보살핀다. 그리고 자신이 복역한 뒤 백 선생에게 복수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도움을 얻는다. 결국 금자는 백 선생을 폐교에 감금시킨 뒤 유족을 불러 친절하게 사실을 폭로하고, 친절하게 처분을 맡긴다. 금자는 스너프 필름을 틀어 유족들에게 백 선생의 만행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보여준다. 백 선생은 아이들을 죽여도 그냥 죽인 살인범이 아니라, 여러 장치를 이용해 아이를 교살시키는 등 잔혹한 고문과 살인을 한 악마였다. 당연히 유족들은 혼절하고 광분하며 백 선생을 죽이기로 결심한다. 그날 밤 백 선생을 한 가족 당 한 번씩 돌아가며 흉기로 잔혹하게 고문하여 끔살, 암매장해버린다. 그 후 금자는 유족들을 자신이 제빵사로 일하는 빵집에 데려와 손수 만든 초콜릿 케이크를 대접한 뒤, 유족들이 백 선생에게 빼앗겼던 몸값은 자신이 직접 도로 입금해주기로 한다. 묵묵히 계좌번호를 남겨놓은 그들은 허무한 표정으로 빵집을 떠난다. 그들이 떠난 뒤 금자는 빵집 한 구석에 쭈그리고 앉아 담배를 피우는 어린 원모의 환영을 발견한다. 금자는 그 앞에 다가가 사죄하려는 듯한 표정으로 말을 꺼내지만, 원모는 성인의 모습으로 변하더니 일어서서 금자를 복잡한 표정으로 내려다본 뒤 걸어 나간다. '친절한 금자씨'는 박찬욱 감독의 전작들보다 판타지적인 느낌이 강한 영화다. 금자의 얼굴이 빛난다던지, 금자의 꿈, 제니가 보고 있던 구름의 모양 등 여러 가지 판타지적인 느낌의 소재가 많이 사용됐다.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감옥의 묘사와 복수라는 스토리라인 등 많은 부분에서 일본 영화 '여죄수 사소리 시리즈'의 오마주나 패러디가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3부작의 마무리라서 그런지 몰라도 앞의 두 작품에 비해 결말이 희망적인 편이다. 결국 금자는 그토록 원하던 영혼의 구원(원모의 용서)을 얻진 못했으나, 그래도 자신의 모든 걸 이해해준 딸과 굳세게 살아가리라는 암시가 나왔기 때문이다. CJ엔터테인먼트에 의해 여름 성수기 한복판에 개봉한 만큼 흥행도 나름 성공해 전국 관객 360만이 넘는 수가 관람하여 327만 관객이 본 '올드보이'보다 더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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