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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KBS 드라마 스페셜 '짝퉁 패밀리'를 보고 오열했다. 대략적인 줄거리는 이렇다. 가족들의 생계와 빚을 책임지는데 청춘을 다 바친 36세 은수는 드디어 가족들에게서 벗어나려는 순간 문제에 봉착한다. 은수는 미성년자 시절부터 부모님을 대신해 빵공장에 다니며 돈을 벌어온다. 36세까지 뼈 빠지게 일해서 엄마의 빚까지 다 갚은 은수는 드디어 가족들에게서 벗어나려고 한다. 그런데 예기치 못한 일이 발생한다. 엄마가 돌아가신 것이다. 씨가 다른 남동생을 책임져야 하는가 아니면 자신의 오랜 소망을 따라가야 하는가, 두 가지 선택지 사이에서 은수는 고민한다. 그 과정이 너무나 안쓰럽다. 결국 모든 문제는 책임질 여력도 없으면서 자식을 줄줄이 나은 부모일 뿐인데, 고통은 자식들이 받는다. 그게 너무 눈물이 나서 절반은 계속 울면서 봤던 것 같다. 이학주 배우 보려고 보기 시작했을 뿐인데, 드라마가 끝나고 나서도 한참 동안 멍한 채로 있었던 것 같다. 

 

짝퉁 패밀리 등장인물

▶김은수(이하나) : 엄마의 빚을 갚고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오랜 시간 뼈 빠지게 일한다. 그동안 꿈꿔왔던 제주도 1년 살기 계획을 실천하려고 하는데 갑작스럽게 문제가 터진다.

▶이민수(이학주) : 김은수의 의붓 동생이다. 미성년자이며 철이 없지만 짠내 나는 캐릭터다.

▶차송자(길해연) : 은수와 민수의 엄마이다.

▶한영진(박종환) : 은수와 10년 사귄 남자친구였다.

▶이명국(김원해) : 과거 송자와 사실혼 관계였고 민수를 낳았지만 1,500만 원을 줬다는 이유로 책임지지 않고 떠난다.

 

짝퉁 패밀리 줄거리

은수는 엄마의 빚을 갚느라 청춘을 보낸다. 그리고 빚을 모두 청산하고 그동안 꿈꿔왔던 제주도로 떠나려고 한다. 그런데 엄마가 죽고 의붓동생을 떠맡게 되자 동생을 버리고 혼자 행복해질 계획을 세운다. 원래 살던 집은 내놓기로 하고 동생은 제 아빠에게 보내려고 한다. 하지만 동생인 민수의 친아빠 명국은 1,500만 원을 줬다는 이유로 모르는 체한다. 질려버린 은수는 제주도에 가기 위해 모은 돈을 명국에게 준다. 그리고 운 좋게 조금 남은 돈으로 제주도행 비행기 티켓을 산다. 그런데 그 자리에 있던 민수와 남자 친구였던 영진이 명국에게서 돈을 다시 뺏어다 은수에게 준다. 슬프고 허탈한 마음이 들지만 은수는 그 돈을 받고 제주도로 떠난다. 제주도에서의 생활은 소소하고 즐겁다. 그리고 은수는 자신이 사는 곳 근처에 있는 게스트하우스에서 일하는데 그곳에서 동생 민수를 만난다. 게스트하우스 주인이 묻는다. "아는 사이예요?" 이 질문에 민수는 간결하게 "네." 한 마디를 하고 은수는 "동생이에요."라고 답한다. 그리고 드라마는 막을 내린다.

 

가볍게 볼 생각으로 틀었는데 생각보다 너무 슬픈 드라마였다. 내가 주인공인 은수와 겹치는 상황은 남동생이 있는 첫째라는 것밖에 없는데도 말이다. 그래도 그 마음이 꽤나 공감됐다. 벗어나고 싶었던 가족들로부터 꾸역꾸역 달아나지만 마음이 편치 않았을 것이다. 아무리 친남매가 아니라고는 해도 동생인 민수와 미운 정이 들어있었을 테고 심지어 여기저기에서 미운 오리 새끼 취급받는 미성년자 동생이 안쓰럽긴 했을 것이다. 그래도 그동안 자신의 삶 없이 돈만 벌며 가족들을 챙겼던 자신의 인생도 불쌍했을 것이다. 그래서 혹시라도 동생을 책임지는 선택을 할까 봐 두려웠다. 하지만 은수는 그러지 않았고 꿋꿋하게 자신의 삶을 찾기 위해 떠났다. 그 장면을 보며 시원섭섭한 마음이 들었지만, 결국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제주도 게스트하우스에서 동생과 만나는 장면으로 완벽한 마무리를 했다고 생각한다. 역시 자식을 낳는 것은 책임질 여력이 있는 사람들에게만 허용되는 일이다. 생각 없이 낳기만 하면 자식들만 고생할 뿐이니 말이다. 오래간만에 오열하며 본 드라마다. 스토리도 너무 좋았고 결말까지 완벽해서 더욱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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