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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신반의하며 재생 버튼을 눌렀는데, 끝날 때는 거의 몰입해있었던 영화였다. 시도 때도 없이 얼굴이 빨개지는 안면홍조증에 걸린 캐릭터가 나오는 영화다. 그리고 그 안면홍조증에 걸린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는 바로 공효진이다. 공효진의 통통 튀는 매력과 서우의 앙칼진 연기가 찰떡 호흡을 보여줬던 영화 '미쓰홍당무'. 개인적으로 굉장히 재미있게 봤다. 초반에는 남자 하나를 두고 여자들의 불꽃 튀는 전쟁에 대한 이야기인가? 싶었으나 후반부로 갈수록 남자는 안중에도 없고 여자들의 울고 웃는 이야기를 다루어서 재미있게 봤다. 연출이 통통 튄다 싶어 인상 깊었는데 알고 보니 '보건교사 안은영'을 연출한 이경미 감독의 작품이었다. 박찬욱 감독이 제작을 맡았고, 이경미 감독이 연출을 하며 소위 입봉을 했다. 그리고 이경미 감독은 그 해의 신인감독상을 3개나 수상하면서, 단숨에 충무로에서 주목받게 되었다고 한다. 이토록 인기 있었던 '미쓰홍당무' 그 이유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미쓰홍당무 등장인물

▶양미숙(공효진) : 시도 때도 없이 얼굴이 빨개지는 안면홍조증을 가지고 있다. 원래는 러시아어 교사였는데 영어를 가르치게 된다.

▶서종철(이종혁) : 영화 속 논란의 중심에 있지만 주인공은 아니다.

▶서종희(서우) : 서종철의 딸이고 이유리를 미워한다는 이유로 양미숙과 편을 먹고 계략을 꾸민다.

▶이유리(황우슬혜) : 인기 많은 러시아어 교사이며 서종철과 연인 사이로 추정된다.

▶성은교(방은진) : 서종철의 아내이다.

 

미쓰홍당무 줄거리

시도 때도 없이 얼굴이 빨개지는 안면홍조증에 걸린 양미숙은 비호감에 툭하면 삽질을 일삼는 고등학교 러시아어 교사다. '지지난해 회식자리에서도 내 옆에 앉았고, 집으로 가는 차 안에서도 내 옆에 앉은 걸 보면 서 선생님은 나를 좋아하는 게 분명해!'라고 생각하던 그녀 앞에 단지 예쁘다는 이유로 사랑받는 모든 여자의 적 이유리 선생이 나타났다. 심지어 이유리 선생은 양미숙과 같은 러시아어 교사다. 그런데 러시아어가 인기 없다는 이유로 양미숙은 중학교 영어 선생으로 발령 나고, 자신이 짝사랑하는 서 선생과 이유리 사이에도 미묘한 기운이 감지된다. 열심히 해도 미움받는 양미숙, 대충 해도 사랑받는 이유리가 대비된다. 미숙은 자신이 영어교사로 발령 난 것도, 서 선생님의 마음을 얻지 못한 것도 모두 그녀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급기야 질투와 원망에 사로잡힌 양미숙은 서 선생과 이유리 사이를 떨어뜨리기 위해 서 선생의 딸이자 싸가지 없는 전교 왕따 서종희와 모종의 비밀스러운 동맹을 맺게 된다. 전공 아닌 과목 가르치기, 아프지도 않은 몸 챙기기, 내 것도 아닌 남자 사랑하기까지 29년째 삽질 인생을 걸어온 미호감 양미숙이, 이제는 짝사랑하는 남자를 지키기 위해 본격적으로 삽질을 시작한다. 미숙은 거의 매일같이 서종희와 만나서 비밀스러운 작전을 실행한다. 그러면서 미숙은 종희와 나이를 초월한 우정을 쌓아가는데, 그 와중에 미숙이 종철과 하룻밤을 함께 보내게 된다. 숨기려 했지만 결국 들통 나 버린 사건 때문에 미숙과 종희의 우정에 금이 가기 시작한다. 하지만 결국 미숙과 종희는 대화를 통해 오해를 풀고 우정을 더욱 돈독히 한다.

 

미쓰홍당무 결말 및 감상

이 영화를 재생하고 초반에는 대체 이게 무슨 영화인가 싶었다. 일시정지를 누른 채 이 영화를 계속 봐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던 중, 이 영화가 인생영화라는 사람들의 많은 후기를 보고 재생 버튼을 다시금 눌렀다. 끝까지 본 나의 감상은 그들의 의견에 동의한다. 남자를 사이에 둔 여자들의 한 판 승부 같은 내용인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었다. 오히려 여자들의 나이를 초월한 우정에 관한 영화라고 하는 게 더 맞을 것이다. 인기 없는 선생 양미숙과 전교 왕따 서종희의 우정에 대한 이야기다. 외롭고 고민 많은 이들은 비록 처음에는 서로를 경계했지만 같이 한 가지의 목표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돈독한 우정을 쌓는다. 자칫 우정에 금이갈 뻔한 사연도 있었지만 이를 극복하고 우정을 더욱 돈독히 하는 모습에서는 감동적이기까지 했다. 너무 특이하고 낯선 분위기에 초반엔 적응하지 못했지만 보면 볼수록 정감 가고 마음 따뜻해지는 영화였다. 그리고 미숙과 종희의 모습에서 일말의 내 내면을 발견하기도 했다. 때론 울고, 때론 웃으면서 볼 수 있었던 정말 좋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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