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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에 개봉한 독립영화 '소공녀'는 이솜, 안재홍 주연의 작품이다. 근데 사실상 안재홍 배우는 분량이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기 때문에 이솜 주연의 영화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영화는 내 '최애' 영화 중 하나가 되었다. 실제로도 이솜에게 있어서 역대급 캐릭터를 연기한 인생작이라는 평가가 많다. 하지만 손익분기점인 10만 명 돌파에는 실패했다. 이동진 평론가는 2018년 연말 결산에서 한국영화 베스트 5위로 이 영화를 뽑았다고 한다. 이처럼 흥행에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울린 영화 '소공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소공녀 등장인물

▶미소(이솜) : 하루 한 잔의 위스키와 한 모금의 담배, 그리고 사랑하는 남자친구만 있다면 더 바라는 것이 없는 3년 차 프로 가사도우미다.

▶한솔(안재홍) : 미소의 남자친구다.

▶문영, 현정, 대용, 록이, 정미 : 미소의 친구들이며 자신의 집에서 미소를 하루씩 재워준다.

 

소공녀 줄거리

하루 한 잔의 위스키와 한 모금의 담배 그리고 사랑하는 남자 친구만 있다면 더 바라는 것이 없는 3년차 프로 가사도우미 미소는 새해가 되자 집세도 오르고 담배와 위스키 가격마저 올랐지만, 일당은 여전히 그대로다. 좋아하는 것들이 비싸지는 세상에서 미소가 포기한 건 단 하나, 바로 집이다. 집만 없을 뿐 일도 사랑하는 자신만의 방식대로 살아가는 사랑스러운 현대판 소공녀 미소의 도시 하루살이에 대한 이야기다. 미소는 오갈데 없는 상황이 되어서 옛 친구들에게 차례로 연락을 한다. 하루만 재워달라는 부탁에 문영은 거절하고, 현정은 반갑게 맞아준다. 하지만 현정은 눈칫밥 먹으며 시어머니를 봉양하고 아이를 키우는 상황이기 때문에 녹록치 않다. 다음날 미소는 대용에게 연락한다. 대용은 아내와 이혼한 후 술에 찌들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피차 상황이 여의치 않기는 마찬가지였다. 다음날 미소는 록이의 집에 가는데, 노총각이었던 록이는 자신의 부모님과 합심해 미소를 자신의 아내로 만들려는 수작을 부린다. 문도 잠겨 있고 그 어디로도 나갈 수 없는 상황에도 미소는 불굴의 의지로 집을 탈출한다. 다음날 미소는 부유한 정미의 집으로 간다. 하지만 정미에게 미소는 어디까지나 손님이었고, 불편한 감정에 미소는 다음날 그 집을 나온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소의 남자친구 한솔은 사우디에 가서 돈을 벌게 된다. 훗날 일이 있어 친구들이 모이게 되지만, 미소는 나오지 않는다. 핸드폰 요금을 내지 못해 연락이 안 되었다더라. 그런 얘기만이 오고 갔을 뿐이다. 

 

소공녀 결말

소공녀는 열린 결말로 끝이 났다. 그런데 소공녀 속편 격으로 자이언티의 눈 뮤직비디오가 발표되었다. 뮤직비디오 발표가 먼저지만 뮤직비디오 감독인 이요섭이 소공녀를 연출한 전고운 감독의 남편이라 가능했다. 다만 감독 자신의 해석은 아니기 때문에 2차 창작으로 보는 의견도 있기 때문에 생각하기 나름이다. 뮤직비디오의 내용은 이렇다. 미소는 결국 죽었고, 사우디에서 돈을 벌어온 한솔은 전 재산을 다 털어 호텔에 가서 가장 비싼 방을 달라고 한다. 미소가 가지고 다니던 캐리어를 들고 방에 들어간 한솔은 그 안에서 미소가 입고 다니던 옷을 꺼낸다. 집이 없어 설움을 겪었던 미소에게 좋은 집을 주고 싶었던 한솔의 마음을 표현한 게 아닐까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솔은 사우디에 가서 돈을 많이 벌어왔지만 정작 미소는 죽었다. 어쩌면 한솔이 가지 않았더라면 미소는 살았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아이러니하고 애틋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현대사회는 집을 구하기가 참 어렵다. 아무리 정부에서 각양각색의 부동산 정책을 내놓는다 해도 집 구하기는 날이 갈수록 어려워만 질뿐이다. 그런 고민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젊은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게 아닐까. 사실 낭만은 그리 멀리 있는 게 아니다. 그럼에도 나는 미소처럼 낭만을 선택할 자신이 없다. 그런 의미에서 미소의 삶은 내 마음에 오래도록 남아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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