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내가 너무 좋아하는 이옥섭 감독의 작품 영화 메기가 지난 26일 2주년을 맞이했다. 드라마, 미스터리, 코미디 장르이고 연출은 이옥섭, 각본은 이옥섭 감독, 구교환 배우가 맡았다. 이옥섭 감독의 첫 장편 영화이기도 한 '메기'는 국가인권위원회가 제작한 열네 번째 인권 영화 프로젝트로, 2017년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이전의 단편 영화들처럼 무겁지만은 않은 경쾌한 인권 영화를 만들어 달라는 제안을 받아 제작되었다고 한다. "어떻게 믿음이 쌓이고 깨지는지, 또 어떻게 다시 조합되는지 그 과정을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말한 이옥섭 감독의 의도가 아주 잘 전달되는 영화라고 할 수 있겠다. 44회 서울독립영화제 관객상, 23회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배우상, 시민 평론가상, KBS독립영화상, CGV아트하우스상, 14회 오사카 아시안 필름 페스티벌 대상, 23회 판타지아 영화제 베스트 데뷔상 특별언급, 7회 들꽃영화상 극영화 감독상을 수상한 영화 '메기'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메기 등장인물

▶여윤영(이주영) : 이성원과 연인 사이이고 마리아 사랑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이다. 

▶이경진(문소리) 마리아 사랑병원의 부원장이다.

▶이성원(구교환) : 여윤영의 애인이고 여윤영과 함께 살고 있다.

▶메기(천우희) : 마리아 사랑병원에 있는 '메기'로 목소리만 출연한다.

▶방사선사(박경혜) : 마리아 사랑병원에서 근무하는 여윤영의 동료이다.

 

메기 줄거리

마리아 사랑병원에서 민망한 엑스레이 사진 한 장으로 병원이 발칵 뒤집히는 사건이 벌어진다. 간호사 여윤영은 소문의 주인공이 자신과 남자친구일지도 모른다고 의심하고 있다. 영화는 이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며 시작된다. 사건 다음날 윤영은 사직서를 제출하기 위해 병원에 가는데 부원장 경진이 윤영의 심기를 거스른다. 이에 윤영은 발끈하여 병원에 계속 다니겠다는 결심을 한다. 그런데 마침 그날 윤영과 경진을 제외하고 모두 아프다는 이유로 휴가를 낸다. 모두 X-ray 사진이 자신의 것인 줄 알고 출근을 하지 않은 것이었다. 경진은 사람을 믿지 못하고, 운영은 사람을 믿는다. 윤영은 사람들을 의심하는 경진에게 직원들을 믿어보자며 그들의 집에 방문한다. 한 직원의 집에 방문했을 때 이는 진실로 판명 났고, 둘은 그들의 말이 진실이라고 믿기로 한다. 한편, 윤영의 애인인 성원은 싱크홀을 메우기 위해 백수 청년들을 고용하는 일터에 참여한다. 성원은 일을 하다가 커플 반지를 잃어버리고 만다. 성원은 동료를 끊임없이 의심하지만 결국 동료는 범인이 아니었고 성원이 바닥에 떨어뜨렸던 것이 드러났다. 그 와중에 윤영은 성원의 전 여자 친구에게 충격적인 사건을 듣는다. 성원이 전 여자 친구를 폭행한 전적이 있다는 것이었다. 윤영은 성원에 대해 의심하기 시작한다. 이일로 싸우기 시작한 그들은 결국 헤어지자며 집에서 나갈 것을 요구한다. 고민 끝에 윤영은 성원에게 여자를 때린 적이 있느냐고 묻는다. 그리고 성원은 그렇다고 대답한다. 이윽고 바닥에 싱크홀이 생기며 성원은 그곳에 빠진다.

 

메기 결말 해석 및 감상

"구덩이에 빠졌을 때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구덩이를 더 파는 것이 아니라 그곳에서 얼른 빠져나오는 일이다." 이 대사는 영화를 관통하는 줄기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구멍'은 영화에 나오는 '싱크홀'과 맥락을 같이 한다. 이 대사에 대한 나의 의견은 이러하다. 구덩이는 의심이다. 누군가를 의심하는 마음이 생겼을 때 해야 할 일은 그것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빨리 진실을 파악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 대사에 대한 의견은 여러 가지로 나뉜다. 그래도 영화의 큰 의미는 '의심'에 대한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영화에서 크게 세 가지의 의심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경진의 직원들에 대한 의심, 성원의 동료에 대한 의심, 윤영의 성원에 대한 의심이다. 윤영은 영화 내내 타인에 대한 믿음이 강한 인물로 등장한다. 그리고 윤영의 믿음은 대부분 들어맞는다. 그런데 이후 발생한 성원에 대한 의심에서는, 결국 성원을 믿지 않는 것을 택한다. 아마도 많은 관객이 윤영의 판단에 답답함을 느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영화 내내 성원은 주연으로 등장하기 때문에 그에게 감정이입을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결국 성원을 믿지 않기로 결정한 윤영의 판단은 맞았다. 이때 나는 성원에게 배신감마저 느꼈다. 그리고 영화의 주제에 대해 생각을 해보았다. 사실 믿을 수 있는 사람과 믿지 못할 사람은 한 끝 차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의심과 믿음이라는 감정이 생길 때에는 사람만 보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모든 인과관계를 따져야 한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믿음과 의심 두 가지에 대해 깊이 생각해볼 수 있는 영화였다. 

댓글